지금까지 그래왔지만 3주차는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촉박하게 지나갔다.
핵심적인 중요한 기초의 과정이라 더 그러했을것이다.
그 과정에서 과연 내가 목수로서 재질은 있는것인가 하는 생각도 한번 들었고
아무튼 위기의 3주차였다.
- 월요일
<수평을 보는 도구에 수평자도 있지만 한옥에서는 다림추를 주로 사용한다. 더 편하고 쉽고 또 길이가 긴 기둥도 다림볼수 있기때문이다.
- 다림추에는 낚시줄이 더 좋은데 준비된게 실밖에 없어서 일단.. 다림보기 할때 다림추를 잡는 손의 모양>
<다림추를 어디에 고정할 경우도 있다. 그럴때 이런식으로 실을 매듭지어서 끼워서 매단다>
<일제 먹통인데 먹줄을 당겼다가 놓으면 자동으로 감긴다. 좌측의 레버를 시계방향으로 돌려서 텐션을 더 강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먹통 뚜껑을 이렇게 열어놓으면 먹줄이 자동으로 감기지 않고 고정된 상태가 된다>
<먹침은 수직이 아닌 비스듬하게 깊이 박아놓는다. 그래야 먹줄을 당기다
날아와서 내 얼굴등에 꼽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수동으로 작동되는 먹통인데 용머리 조각에 일가견이 있으셨다는 故 김창희 도편수께서 애용하셨던 모델이다.
수제자에게는 직접 나무를 깍아 만들어서 하사 하기도 하셨다고 한다>
<자신이 실제로 사용할 먹칼 만들기 실습에 들어간다>
<대나무 살을 쪼개어 곡자의 넓이만큼 폭을 잡고 수평으로 대패질을 한다>
<손재주가 있는 다른 동기는 틀까지 만들어서 작업하고 있었다~>
<열심히 실습하는 중 올 겨울 처음으로 맞는 눈이 내린다. 청도에 맞는 2013년 첫 눈..
첫눈에 뜨거운 오뎅국물이 생각났는데 먹칼의 대나무를 무르게 하기 위해 뜨거운 물에 꼽아놓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오뎅꼬챙이 같구나~>
<먹이 쓰며들수 있도록 촘촘하게 부채살로 살을 만들고>
<한쪽은 직각으로 곡자에 대어 반듯이 그을수 있게 그리고 한쪽은 대각선으로 끝을 모아주고>
<반대편도 간단히 숫자등을 기입할 수 있도록 연필촉 처럼 만들어준다.
실제로는 더 몽툭하게 넓게 했어야 했다>
<처음으로 만들어 본 먹칼인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곡자를 따로 들고 다니기도 불편하고 양끝 모서리를 사포에 갈아서 등에 꼽고 다녀도 긁히지 않도록 만들어준다>
- 화요일
<대패질 조금 했다고 벌써부터 어깨가 살짝 아파오는데 상쾌한 아침 낙대폭포 수업을 다녀온 뒤
어제 하던 먹칼을 마무리 하고 이론 수업을 다시 들었다>
- 수요일
<벌써 한주의 절반인 수요일이다. 참 시간이 빠르게 간다. 목수는 부지런해야 하는데.....>
<가장 기본중의 기본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십반 먹놓기를
종이에 그려봤는데 잘못 그렸다. 부재를 저렇게 많이 남겨먹었으니..>
<앞서도 적었듯이 먹침을 꼽을때 비스듬하게 대각선을 꼽아야 먹침을 날아와서 내 얼굴을 때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먹선이 올라갈 곳에 손톱으로 살짝 표시를 내주면 먹선이 옆으로 미끌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수요일 오후, 3주차 만에 드디어 실습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서 모탕고사를 지내다.
모탕은 치목할 나무를 얹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그 모탕과 치목할 재료에 간단한 고사를 지낸다>
<삼배를 올린뒤 치목할 나무에도 차 한잔을 끼얹고..>
<대목장조, 도편수조가 번갈아가며 합동으로 삼배를 올린다>
<작업판에도 차 한잔 올리고>
<이어서 안전모와 장비를 갖춘뒤 힘차게 안전구호를 외쳐본다!
앞으로 오전과 오후 실습 시작때마다 구호를 외치게 된다>
<이윽고 먹통에 먹물을 붓고 먹칼로 스폰지에 잘 스며들게 해준뒤 시험삼아 먹놓기 연습을 해본다>
<치목할 나무에 다림보기로 십반 놓는 강의를 다시 들은 뒤>
<곡자를 이용하여 정해진 길이 (1치(3.30cm), 10치=1자(33.03cm), 2자씩을 잘라간다
여기서 한마디! 건축법에 의하면 미터법으로 통일된 까닭으로 옛날의 우리 단위인 자와 치 등을 사용하면
벌칙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한옥에서는 실제로는 자와 치를 버릴수가 없다!
특히 제재소에서 나무 제목 또한 자와 치로 나오는 실정인데 한옥에서 만큼은 예외를 둬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령 경복궁에서 복원공사를 했을때도 도면상에는 mm 로 표기되었겠지만
실제 사용한 도면은 치와 자와 그려서 썼을 것이다.
이게 뭐하는 일인가? 국회의원들이 한옥목수들에게 욕먹는 일이 있다면 이런 일이 될 것이다
왜 필요한 법은 안만드는지???>
<동기들이 각자 열심히 치목 대패질 할 나무에 먹선을 놓고 있다>
<먹선을 다 놓았으니 이제 열심히 대패질을 할 밖에!>
<이날 저녁 숙소에서는 실습할 사괘맞춤과 삼분합의 기본중의 기본에 대해 도면으로 그려보라 한 숙제로 시간이 흘러갔다>
- 목요일 & 금요일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시작부터 어깨도 뻐근해지고 안하던 일과 근육을 사용하니 힘들어진다.
십반 먹선에서 필요한 치수 만큼 잘라낼 먹을 놓고 그 먹을 기준으로 사방의 수평을 잡아야 한다>
<먹을 놓을때는 오른손 잡이라면 반드시 왼손으로 먹통을 쥐고, 오른쪽 엄지와 검지를 살짝 틀어서 똑바로 먹줄을 튕겨낸다>
<저녁에 청소해보니 대패밥이 2포대가 나왔다>
<전날 하루종일 했음에도 겨우 기둥의 사각면을 대패질 했을 뿐이다. 초보목수라 어쩔수가 없는 것인가.
금요일도 기둥과 다른 부재가 결합되는 곳을 치수하고 파내고 깍아내고 끼워맞춘다고 하루가 다 갔으나
여전히 완성하지 못한체 이 숙제를 다음주로 넘기고야 말았다...
오늘안에 다 마친 사람은 12명의 동기중에 단 2명 뿐이었다...>
<먹선도 살려놓아야 하는데 톱질하면서 잡아먹고
여러가지로 엉망이다>
다음주는 1학기 마지막인 4주차,
사괘도 월요일 엔진톱 실습 도중 짬짬히 해서 완성시키고
아직 시작조차 못한 삼분합은 밤에 불키고 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며
금요일에는 평가를 받게 될 기말 이론고사 시험을 치고
또한 공구 검사도 하니 이거야말로 4주차는 악몽의 기간이 될 것 같다.
그만큼 시간은 더 짧아지고 쪼개고 쪼개서 이것저것 해야 할 상황이다.
갈수록 쉽지가 않다...]
정신을 다 잡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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